먹통 쇼크에…기업·자영업자 '脫카톡' 잰걸음

입력 2022-10-21 17:28   수정 2022-10-31 19:48

서울 노원구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최모씨(41)는 최근 네이버 예약 서비스에 새로 가입했다. 이전까지는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해 예약을 받았는데 지난 15일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주말 영업을 날린 탓이다. 최씨는 “다음에도 서비스 장애가 생기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지 않냐”며 “만약을 대비해 예약 채널을 늘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협업툴 도입하고 오픈 API 교체

카카오의 대규모 서비스 장애로 그동안 카카오 서비스에 의존해온 기업과 자영업자, 개발자 등이 ‘대안 찾기’에 나서고 있다.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업 간 거래(B2B) 분야부터 ‘탈카톡’이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료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업무용 메신저로 사용하던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한 중견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멈췄던 지난 주말 동안 팀 단톡방을 쓸 수 없어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쓸 수밖에 없었다”며 “카카오톡 외 다른 메신저나 유료 협업툴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협업툴 ‘잔디’를 운영하는 토스랩 관계자도 “카카오 서비스 장애 이후 협업툴 도입 문의가 늘어났다”며 “예전에는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면 유료 서비스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있었는데 이번 주 들어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하는 소상공인과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 활용도가 높은 유통업계도 다른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동안 기프티콘으로 결제하려던 고객들이 서버 마비로 결제할 수 없게 되면서 현장에서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카카오가 제공하는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사용하던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다른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 오픈 API는 외부에서 앱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공개한 응용프로그램이다. 간편 로그인과 지도 데이터 등이 대표적이다. 카카오 지도 API를 활용해 매물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던 직방은 서비스 장애 이후 네이버 지도 API로 교체하기도 했다.
톡비즈 매출 영향 미칠까
B2B 분야에서 카카오톡의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이어질 경우 카카오의 주요 수익원인 톡비즈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톡비즈는 카카오톡 내 광고와 채널, 선물하기 등의 사업으로 올해 2분기 기준 카카오 전체 매출액의 24.9%를 차지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톡 최상단에 노출되는 광고판 ‘비즈보드’는 올해 기준 9015개 업체가 이용하고 있다. 서비스부터 식음료, 패션, 관공서, 금융 등 업종도 다양하고 대·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등 규모를 가리지 않는다는 게 강 의원의 설명이다.

한편 정부는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위기관리 본부를 신설하고 재난 상황에 대비한 위성 인터넷과 화재 위험이 적은 배터리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데이터센터와 플랫폼 기업 등 부가통신사업자의 디지털 서비스를 정부의 재난 대응 체계에 포함하는 등의 법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 서비스 장애를 촉발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는 이날 데이터센터 사무실 등 두 곳을 압수수색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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